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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블로그의 역사: 웹로그에서 개인 미디어까지

by 일상지기 2025. 7. 21.

 

블로그의 역사: 웹로그에서 개인 미디어까지
블로그의 역사: 웹로그에서 개인 미디어까지

1. 웹로그, 최초의 온라인 일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1994년. 당시엔 지금처럼 유튜브도, 인스타그램도 없었습니다. 인터넷은 이제 막 대중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개인이 직접 웹사이트를 만드는 건 거의 마법 같은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마법을 부린 이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개인 홈페이지를 만든 개발자들과 컴퓨터 애호가들이었죠.

그들 중 하나였던 저스틴 홀(Justin Hall)은 1994년부터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인터넷상에서의 거의 최초의 개인 일기였던 그의 글들은 사적인 고백이기도 하고, 정보 공유이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사람들은 그것을 ‘웹로그(Weblog)’라 부르게 됩니다. ‘웹에 쓰는 로그, 즉 기록’이라는 뜻이었죠.

2. '블로그'라는 이름의 등장

1997년, 존 바거(Jorn Barger)라는 인물이 처음으로 ‘Weblog’라는 말을 본격적으로 사용하면서 이 개념은 정착되기 시작합니다. 그는 주로 인터넷 기사와 웹사이트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글을 썼고, 그것은 오늘날 우리가 보는 큐레이션 블로그의 원형이 됩니다.

그러던 중, 1999년엔 재미있는 일이 벌어집니다. 디자이너였던 피터 메렛홀즈(Peter Merholz)가 장난처럼 "we blog"이라고 ‘Weblog’를 쪼개서 쓰면서, 사람들은 그것을 블로그(blog)라 부르기 시작합니다. 그저 말장난이었지만, 그것이 곧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이름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죠.

3. Blogger의 탄생과 대중화

1999년은 블로그 역사에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해입니다. 당시 스타트업이었던 Pyra Labs는 'Blogger.com'이라는 플랫폼을 공개합니다. 이 플랫폼은 전문적인 HTML 지식 없이도 누구나 글을 쓰고, 게시하고,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게 해 주었죠. 그로부터 몇 년 후, 2003년 구글이 Blogger를 인수하면서 블로그는 진짜 대중화의 길을 걷게 됩니다. 누구나 인터넷상에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열린 것이죠.

4. 블로그 전성기와 파워 블로거

2000년대 중반, 블로그는 단순한 개인 일기를 넘어 ‘1인 미디어’의 역할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에는 다음과 같은 변화들이 일어났습니다:

  • 워드프레스(WordPress)가 2003년에 등장하며 설치형 블로그의 시대가 열림
  • 티스토리(2006), 네이버 블로그, 이글루스 등 한국형 블로그 플랫폼 급성장
  • 광고 수익 모델과 기업 블로그 마케팅 도입

사람들은 블로그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말하며,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됩니다. 이른바 "파워 블로거"들이 등장한 시기죠. 리뷰, 여행기, 요리 레시피, 일상 속 철학까지 — 그 내용은 무궁무진했습니다.

5. SNS의 등장과 변화의 파도

하지만 2010년대 들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같은 SNS가 급부상하면서 블로그는 변화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긴 글을 쓰는 대신, 사진 한 장과 짧은 코멘트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시대가 된 것이죠. 많은 블로거들은 SNS로 떠났고, 블로그는 잠시 주춤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소멸이 아닌 ‘재정의’의 시기였습니다.

6. 깊이 있는 콘텐츠로의 회귀

SNS 시대의 정보는 빠르지만 얕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더 깊이 있는 정보, 설명, 후기를 원하게 되었고, 블로그는 다시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티스토리와 워드프레스는 여전히 콘텐츠 중심의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고, SEO(검색 최적화)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마케팅의 중요한 도구가 되었죠. 실제로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 글들은 여전히 검색 결과의 상위에 노출되며, 제품 구매나 서비스 선택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7. 오늘날 블로그의 역할

2020년대의 블로그는 한마디로 ‘개인의 취향이 살아 있는 콘텐츠 아카이브’입니다. 어떤 이는 반려묘에 대한 사소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어떤 이는 역사 속 인물에 대한 심도 깊은 탐구를 올립니다. 누군가는 블로그로 수익을 내고, 누군가는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도구로 사용하죠.

8. 마무리하며

블로그는 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타임라인에 떠밀려 내려가지 않는, ‘기억되는 글’의 공간으로 더욱 빛나고 있습니다. 블로그의 역사는 단순한 기술의 변화가 아닌,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세상에 전할지를 고민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새로운 한 줄을 써 내려가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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